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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한국연극_7월호’ <한여름밤의 꿈> 리뷰



몸은 물질적이며 그로 인해 필연적으로 환경에 구속된다. 몸은 식(食)이나 성(性), 배설 등

과 같은 원초적인 욕망으로부터도 자유로울수 없으며, 그렇기에 그 자체로 속(俗)되다.

예로부터 많은 구도자가 자신을 둘러싼 환경과 자신 안에 내재해있는 욕망으로부터 해방

되기 위해 몸의 수행에 정진했던 것은 이 때문이다. 그리고 현대의 구도자인 몸의 예술가

들 역시 그러하다.극단 사다리움직임연구소(이하 극단 사다리)는 한국 연극계에서 몸에 대한 무대미학적 탐구가 한창 고조되고 있었던 1998년에 창단되었다. 그리고 2000년에 초연된 피지컬 시어터〈 보이첵〉은 파격적인 연출로 극단의 지향점을 명확히 보여주면서 지금까지도 회자되고 있다. 이후 극단 사다리는 그 탐구를 지속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자체로 우리 연극계

안에서 희소하고 독보적인 존재이다. 2018년서울국제공연예술제에서 초연된 이후 대표적

인 레퍼토리 중 하나가 된〈 한여름밤의 꿈〉(임도완 각색·연출, 6.2~12, 대학로예술극장 대

극장) 역시 이같은 극단 사다리만의 색깔을확실하게 보여준다.


육화된 언어와 문화 번안〈한여름밤의 꿈〉은〈 굴레방다리의 소극〉처럼 한국적으로 번안되었을 뿐만 아니라 극단 사다리의 고유한 미학으로 완전히 육화(肉化)되었다. 원작의 배경인 ‘아테네 및 그 근교의숲’은 ‘고구려, 비류국’으로 옮겨졌다. 그리고 이로 인해 아테네의 공작인 디슈스와 아마존의 여왕 히폴리터는 각각 고구려의 왕족인고추가(古鄒加)와 우씨로, 요정의 왕인 오버론과 요정의 여왕인 타이테니아는 각각 금강역사(金剛力士)와 마고(麻姑) 여왕으로 재탄생되었다. 금강역사는 불법(佛法)을 수호하며, 일반적으로 사찰의 입구에 서있는 수문장으로잘 알려진 신이며, 마고는 우리의 신화에서 창세신으로 전해져 내려오는 여신이다.

공간의 번안은 그곳에 속해있는 등장인물들뿐만 아니라 그들이 살아가는 방식인 문화의

번안을 필연적으로 동반하며, 무대와 의상은 이를 시각화한다. 하지만〈 한여름밤의 꿈〉의

무대는 기본적으로 빈 무대로, 장면에 따라다르게 조합되는 긴 나무 의자들의 가변적인

구조물을 무대 중앙에 배치했다. 그리고 구조물의 위와 아래에서 배우들은 수평적으로, 수

직적으로, 때로는 대각선적으로, 다양하게 끊임없이 움직여나갔다. 특히 집사관 역의 임

채현 배우는 중력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수직이동으로 관객의 탄성을 자아냈다.


월간 한국연극 7월호’에 실린 우수진 평론가님의 <한여름밤의 꿈> 리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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